"대전에 있는 유성호텔이 3월까지만 운영한다"는 기사를 인스타그램에서 접했을 때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의 호텔인데 애초에 뜨거운 물에 담그고 있는 걸 그닥 좋아하지도 않았고
대전에서 관심이 있었던 것이라고는 성심당 뿐이었으니까.
그러다가 올해 1월, 대전에 있는 지인을 보기 위해 대전에 머무르는 겸 유성호텔에 한 번 방문했었다.
투숙하는 동안은 대욕장 이용이 무제한 가능해서, 본전을 뽑아보고자(?) 대욕장에 여러 번 들어갔다.
객실에 온천수가 공급되는 것도 신기해서, 대욕장을 운영하지 않는 시간에는 물을 받아서 몸을 푹 담갔다.
그러고 났더니 잠깐이긴 하지만 피부가 덜 가렵고, 겉보기에도 더 좋아진 게 아닌가!
사실 필자는 스트레스로 인해 아토피가 심각하게 도져서 식이요법을 포함한 치료를 받는 중인데,
먹을 것에 자꾸 제한이 걸리다보니 거기서도 스트레스를 받아 왔었고,
아무래도 단기간에 확 낫는 게 보이지 않으니 답답했었다. 그 와중에 이렇게 유의미하게 나아진 모습이 보이다니!
어머니가 보시더니, 바로 다음 스케줄을 잡으셨다.
유성호텔에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1. KTX를 타고 대전역에 간다->지하철을 타고 "유성온천역"에서 내린다
2.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의 "유성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서 걷는다.
대전에서 성심당 구경도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다->1번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기 수월한 곳에 산다/나는 온천만 가겠다->2번 루트를 추천한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면 한 시간이면 가다 보니, 굳~~~이 버스를 타는 건 처음이었다.
버스 배차표를 보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해서 "유성"을 검색하면 된다. KTX만큼은 아니지만 꽤 자주 있다.
유성금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약 10분 정도 걸으면 유성호텔이 나온다. 생각보다 커서 카메라에 전부 다 담을 수는 없었다.
들어가자마자 먼저 반겨주는 건 유성호텔 전체 모습을 담은 사진이 박힌 판이다.
이곳은 리셉션이다.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심.
우리는 조금 일찍 도착해서 조금 일찍 체크인을 부탁했었는데, 한 번은 빈 방이 별로 없어서 안 되고
한 번은 30분 일찍 체크인 처리해 주셨다.
원래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부터.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가드니아".
공식 홈페이지에는 스테이크도 판매한다고 나와 있지만, 낮에 전부 퇴근하고 불 끄는 걸 보니 조식만 하는 듯.
체크인을 할 때 호텔 전체 시설에 대한 안내와 카드키를 받는다.
카드키는 하나만 줘서 외출할 때 카드키를 꽂아놓고 가지 못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현재 유성호텔은 투숙객 모두에게 목욕 플라스틱 바구니를 기념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온천"호텔에서 온천욕에 필수품인 바가지를 선물로 주다니. 참 귀여운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유성호텔 가야지~하는 생각을 한 이유 중 하나가 저 바가지 굿즈.
다음에 다른 곳에 온천욕 갈 때 굳이 싸갈 생각이다.
객실 복도는 어둡고, 다소 연식이 느껴졌다. 벽지와 카페트의 디자인에서 세월의 흔적도 느껴지는 것 같았고.
특정 룸에는 이렇게 "바디프렌드 룸"이라는 팻말이 있었다.
이런 방에는 바디프렌드 안마의자가 있는 것 같다. 정말 궁금했는데 가보지 못해서 정말 아쉬운 방 ㅠㅠㅠ
우리는 스파 패키지-슈페리어 패밀리 방을 예약했다.
스파 패키지를 선택하면, 투숙하는 동안은 1층의 대욕장을 무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필자는 체크인 이후 한 시간에 한 번씩, 기상 후 3번. 총 9번까지도 입장해 봤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체크아웃 시간을 2시간 연장해 줘서, 오후 1시까지 객실에 머무를 수 있다.
굉장히 급한 일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게 웬만해서는 이득이 아닐까.
https://yousunghotel.com/kor/index.do
널찍한 더블 침대가 무려 둘.
뒤척이거나 뒹굴거려도 떨어질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유성호텔에서는 보통 호텔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생수 외에 특별한 간식을 서비스하고 있다.
바로 초코파이와 바나나 우유!
필자는 아토피 치료 중이어서 먹지는 못했지만, 목욕과 어울리면서도 참 기분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빙그레 자기소개서에서 입사 동기를 묻는 란에 "어렸을 적 목욕탕에서 먹었던 바나나 우유를 떠올리며~~"
가 하도 많이 나와서 해당란이 사라져 버렸다는 말이 돌 정도로, 한국인에게 목욕 후 먹는 간식 하면 역시 바나나우유지!
냉장고를 열면 바로 보이는 생수, 초코파이, 바나나 우유.
목욕하고 노곤노곤해진 몸을 침대에 픽- 던지고 바나나우유와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솔솔 잠에 든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
문 열자마자 바로 왼쪽에 화장실 문이 있다. 세면대, 변기, 욕조로 구성되어 있다.
변기 위에는 어매니티가 있다. 딱히 브랜드가 있지는 않았다.
여느 온천 호텔들과 마찬가지로, 객실에도 온천수가 공급된다.
굳이 대욕장에 가지 않아도, 방에서 편안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대욕장 영업 시간이 끝난 뒤, 잠들기 직전 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을 때 딱이다.
뷰는...음...딱히 없다 ^^;
지금까지 유성호텔을 세 번 방문했는데, 한결같이 뷰라고 할만한 게 없었다.
저 가림막같은 것은 남탕의 노천탕 가림막인 것같다.
후에 대욕장 편에서 쓰겠지만, 여탕에는 노천탕이 없고 사우나가 있다. 여탕에는 노천탕 웨 안 만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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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세월이 느껴지지만, 잘 관리된 느낌의 방이다.
목재로 비유하자면, 손이 많이 타서 겉면이 반질반질해진 것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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