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2024. 3, 4 태국(방콕)

방콕 아이콘시암 근처 찜쭘(태국식 샤브샤브) 맛집 얌롯쌥

여행너무조아 2024. 9. 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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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시암 근처의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새콤 매콤하고 감칠맛 잔뜩 나는 국물에 여러 재료를 익혀 먹는 태국식 샤브샤브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아이콘시암 안에는 '쑥시암'이라고 하는, 수상시장을 테마로 만들어진 푸드 코트(?)같은 곳이 있죠.

한정된 공간에 태국의 식문화와 식경험을 꽉꽉 눌러담은, 말 그대로 '태국_음식. zip'같은 느낌의 공간입니다.

모든 숙소가 아이콘시암 근처에 있었어서 나름 자주 갔던 곳인 데다가 치앙마이 한달살기를 하면서

정말 이것저것 다 먹어 보았더니 쑥시암이 그리 당기지 않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저렴한 치앙마이 물가에 익숙해지다 보니 쑥시암의 음식들은 말 그대로 '가성비가 박살이 난'

무언가로밖에 보이지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러서, 아이콘시암에 가는 대신 주변의 맛집을 찾아보았어요. 

그러다가 구글맵에 평점 좋아 보이는 여기를 발견했어요.

마침 찜쭘(태국식 샤브샤브)는 치앙마이에서 안 먹어봤겠다, 샤브샤브 좋아하겠다. 이만한 메뉴가 없더라고요!  

얌롯쌥_가는_길
얌롯쌥 가는 길.

얌롯쌥은 골목 안에 위치해 있어요. 들어가는 골목이 태국의 서민 주택가 같은 느낌이라서

이 길이 맞아...? 정말 여기에 식당이 있어...?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걸어 들어갔어요. 

그나저나 돈냄새 아주 진하게 나는 아이콘시암과 이런 골목이 딱 붙어있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이렇게 고급 쇼핑몰과 서민의 주택가가 붙어있는 게

태국의 빈부격차와 계급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풍경 중 하나라고 유튜브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얌롯쌥_간판얌롯쌥_외관
얌롯쌥의 외관. (좌)간판, (우)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주방.

주택가 골목을 걸어걸어 들어가다 보면, 이런 외관이 보입니다. 

구글맵 보고 들어왔는데 이거 에러 아니야...? 하던 차에 보여서 더더 반갑더라고요. 

어딘가에 꽁꽁 숨겨져 있던 보석을 찾은 느낌! 

얌롯쌥_영업시간
한국어로 되어 있는 가게 이름, 영업시간, 전화번호 관련 정보.

... 하지만 이미 많은 한국인들의 공공재 수준 맛집이었고 ^^

역시 맛잘알 한국인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얌롯쌥_내부
얌롯쌥의 내부.

나무를 주 재료로 한 인테리어와 테이블, 통나무를 그대로 잘라 만든 의자, 구석에 달려 있는 TV, 어항...

왜인지 태국보다는 우리나라의 가든 식당? 시골의 백숙 전문점? 이 떠오르는 오묘한 내부였어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와서, 덥디더운 태국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하나는 최고였습니다!

얌롯쌥_내부_TV
구석에 달려 있던 TV

구석에 달려 있는 TV에서는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어요. 자막이 1도 없어서 전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구경(?)하기는 좋았어요.

스님이 종종 나오던데 이거는 역시 불교가 국교인 나라 답구나...! 싶었어요. 

얌롯쌥_메뉴판
얌롯쌥의 메뉴판.

메뉴판을 받았습니다. 입구에 한국어로 된 가게 정보가 있었던 만큼, 

메뉴판에도 한국어가 있어서 처음 보는 요리도 어렵지 않게 주문할 수 있었어요.

근데 좋은 냄새 닭튀김...? 이거는... 구글 번역기의 폐해일까요 ㅋㅋ

얌롯쌥_개인식기
주문하자마자 바로 가져다 주신 식기.

저는 돼지고기 찜쭘(200밧), 쏨땀(40밧), 쌀국수(15밧), 소다(15밧)를 주문했어요.

주문하자마자 이런 류의 식기를 바로 가져다주셨습니다. 

싱하_소다워터
소다(15바트)

본격적으로 밥을 먹기 전, 탄산수로 갈증부터 깔끔하게 해소해 줍니다. 

얼음컵은 따로 15밧을 받았는데, 저 소다랑 가격이 똑같아서 그냥 마셨어요. 저 소다 자체도 충분히 시원했고요! 

삶은_쌀국수
삶은 쌀국수(15바트)

찜쭘에도 쌀국수가 나오기는 했지만, 따로 쓸 데가 있어서 주문했어요.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저거에 메인 디시까지 먹기가 꽤 벅찼어요;;

쏨땀_타이_얌롯쌥
쏨땀 타이

매 끼니마다 없으면 서운한, 김치 포지션을 꿰찬 쏨땀은 무조건 시켜 줍니다.

제법 매콤한 것이 '아 이 정도는 매워야 쏨땀이라 할 수 있지~' 느낌이 났습니다.

 

태국에서 쏨땀을 먹다 보면 종종 안 맵거나 충분히 맵지 않은 것을 먹을 때가 종종 있는데,

한국인 중에서도 매운 것을 즐기지 않는 편(신라면 매워서 잘 못 먹음, 불닭은 까르보도 싫어함)인데도

영 만족감이 안 들더라고요. 안 매워서 맛이 떨어지네... 하고요. 

여기서 '아 나는 결국 한국인이군' 하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ㅋㅋ

다른 인종 사람들이나 중국에서 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마저 굉장히 매워했었거든요.

쏨땀에_쌀국수_얌롯쌥
아까 주문한 쌀국수의 쓸모. 쏨땀 소스에 비벼 먹는다!

여러 쏨땀을 먹으면서, 꼭 한 번쯤은 해 보고 싶었어요. 쏨땀 소스에 얇은 쌀국수 말아먹기!

쏨땀의 새콤 달콤 매콤 짭짤한 소스와 잘 어우러져서 아주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이거를 왜 태국 떠나기 하루 전에 해 본 걸까요...?

좀 더 일찍 했더라면 더 많은 쏨땀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 텐데요! 

얌롯쌥_찜쭘얌롯쌥_찜쭘_재료들
얌롯쌥의 돼지고기 찜쭘(1인 200바트). (좌)찜쭘 전체 사진, (우)넣어먹는 재료.

조금 지나서, 제가 주문한 찜쭘(태국식 샤브샤브)가 등장했어요.

불을 붙여야 해서인지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애피타이저같은 것 시켜서 드시면서 기다리시기를 추천해요!  

육수가 담겨 있는 토기(?)와 육수에 익혀 먹을 재료들, 칠리소스, 그리고 샤브샤브를 먹기 위한 도구들이 나왔습니다.

 

육수에 익혀 먹을 재료로는 배추, 공심채, 정체를 알 수 없는 채소(타이 바질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당면, 그리고 얇게 저민 돼지고기가 나왔어요.

희한하게도 고기에 달걀물을 부어 놓았더라고요!  

보기에는 다소 적어 보였지만, 먹다 보니 딱 적당하고 좋았어요. 

얌롯쌥_찜쭘_육수얌롯쌥_찜쭘_육수_향신료
(좌)끓고 있는 육수, (우)육수에 들어가 있는 향신료.

육수가 끓을 때까지 재료를 넣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셔서 얌전히 기다렸다가 뚜껑을 열어 보았어요.

육수 안에 여러 가지 향신료들이 엄청나게 들어가 있더라고요!

재료를 조금씩 담가 먹어가면서 조금씩 걷어 보니, 굉장히 많은 양의 향신료가 나왔어요.

레몬그라스, 고추, 샬롯, 그리고 카피르 라임 잎. 굉장히 태국스러운 향신료들이 가득했어요.

이 향신료들 때문인지, 국물은 새콤+매콤+감칠맛+복잡한 시트러스계 향... 이것들이 어우러져 맛과 향이 복잡했어요.

처음 먹었을 때는 그저 칠리 페이스트만 뺀 똠얌과 비슷한 맛 같은데...?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먹다 보니 똠얌과는 엄연히 다른 음식이구나! 하고 느낌이 왔어요.

아무튼! 우리가 먹는 보통의 샤브샤브와는 완전히 다른, 이국적인 맛이에요.

향신료의 선호도에 따라서 호불호가 세게 갈릴 맛인데, 첫 입에 똠얌에 반한 사람 입장에서는 극극극호 음식이었어요. 

 

저 향신료는 저거 그대로 들어 있어서, 끓을 때 국물 안에서 격렬하게 춤추다 보니(...)

재료 담가서 익혀 먹기에는 좀 불편하더라고요. 향신료 한 조각이 같이 딸려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일일이 골라내고 먹는 게 번거로웠어요. 

국물을 오래 끓이면 끓일수록 우러나게 되어 있는데, 향을 선호도에 맞춰서 조절하기도 어렵고요. 

티백 같은 거에 넣어줬으면 좀 더 먹기 편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어요. 

하지만 너무나 맛있게 먹었고, 저 향신료 조합 자체를 극극극호하니 용서하고 먹었습니다 ㅎㅎ

 

아이콘시암 가시면 쑥시암에서는 그냥 간단한 간식거리만 조금 드시고, 식사는 여기서 하시기를 추천드릴게요!

혼자 여행자라서 도전하지는 못했지만 똠얌도 굉장히 맛있다고 해요! 

 


얌롯쌥

영업시간: 10:00~21:00

정기휴일: 일요일

주소: 57 Charoen Nakhon 9 Alley, Khlong Ton Sai, Khlong San, Bangkok 10600 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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